2014학년 '수준별 수능', 도입 취지 무색

주요 대학 대부분 자연계 수학·영어, 인문계 국어·영어

 '어려운' B형 요구

첫 대상 고2 5월 17일 예비시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A·B형 수준별 시험이 최초 적용되는 2014학년도 수능에 응시하는 현재 고교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오는 5월17일 예비시행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번 예비시행은 2014학년도 수능 개편에 따른 출제유형과수준을 제공해 수험생들에게 대비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2014학년도 수능 개편방안에 따라 시험체제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영역으로 바뀐다. 국어·수학·영어의 경우 A·B형 수준별 시험이 도입된다. 2012학년도 수능 기준으로 A형은 쉽게 B형은 현행 수능 수준으로 출제된다.

수험생은 A형과 B형 중 하나를 선택하고 B형의 경우 최대 2과목까지 응시할 수 있다. 단 국어 B형과 수학 B형은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국어·영어영역의 시험시간은 현행 수능과 같고 문항 수가 5개 줄어든다. 탐구영역의 최대 선택과목 수도 사회(10과목)·과학탐구(8과목)의 경우 3과목에서 2과목, 직업탐구(5과목)의 경우 3과목에서 1과목 등으로 각각 줄게 된다. 제2외국어·한문(9과목) 영역도 1과목을 선택한다.

국어영역의 듣기평가는 지필평가로 대체되고 영어의 경우 실용영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듣기문항 수가 기존 34%(50문항 중 17문항)에서 50%(45문항 중 22문항)로 확대된다. 제2외국어·한문영역에서는 베트남어가 신설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 국립대 등 35개 대학의 내년도 수능 성적 반영 의향을 취합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들은 ▶자연계열에선 수학·영어 ▶인문계열은 국어·영어 등 두 과목에서 현재 수능 수준인 B형 성적을 수험생들에게 요구하겠다 밝혔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등 전국 주요 대학 35개 대부분이 자연계는 수학과 영어를, 인문계는 국어와 영어를 B형으로 반영키로 한 것이다.대학이 국어와 수학을 동시에 B형으로 반영할 수는 없어서, 국·영·수, 세 과목이 모두 B형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전국 주요 대학 자연계로 진학하려면 수학과 영어를, 인문계로 진학하려면 국어와 영어를 무조건 '더 어려운' B형으로 선택해야 한다.

대학들은 예체능 계열 전형의 경우 A형 성적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수능보다는 실기 위주로 입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체능 전형에서 국어·수학·영어 중 2개 과목 성적만 반영하겠다는 대학들도 있었다. 가톨릭대·경희대·연세대·한양대 등은 국어·영어 성적만 따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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