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입시 경쟁 '최악 폭풍' 예고···

명문대 강박관념 버리면 길 보인다

스탠포드대학의 입학국장은 올해 대입경쟁이 사상 최악에 이를 것임을 예고했다.

대입 지망생 수가 늘어난데다 이들 한 명당 지원하는 대학교 수가 늘어나면서 대학들은 이전 보다 훨씬 많은 수의 지원서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대학 교내 신문은 이러한 상황을 ‘최악의 폭풍’에 비교하면서 고교 12학년 학생들이 이 폭풍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핏지몬스 입학국장이 올 최악의 대입경쟁을 예고한 배경에는 점차 학생들이 지원하는 대학교 수가 늘어나는데 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학생들은 더 많은 대학에 지원서를 접수하는 것으로 안전장치를 설치한 듯한 안도감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올 대입경쟁은 사상 최악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12학년 학생들의 20%이상이 7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1960년대에 6개 이상 대학에 지원한 학생이 불과 2%에 그친 것에 비하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 예로 스탠퍼드 대학의 경우 지난 해 2만 3956명 지원자 중 2456명이 합격 사상최저인 10.3%의 합격률을 보였는데 올해는 지원자가 2만 5000명을 크게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년도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 최악의 폭풍에서도 조금만 더 지혜롭게 대비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우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더 넓은 그림을 봐야 한다. 대입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상위권 대학들 얘기다. 국내 전체 대학 합격률은 1980년대부터 여전히 70%선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해야만 성공이 보장된다는 잘못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연방 상원의원들의 절반 이상이 전국 랭킹 100위권과는 거리가 먼 주립대학 출신이며 전국 대기업 총수 50명 가운데 43명이 아이비리그 졸업생이 아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한인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덴버유니버시티 출신이며 스티븐 스필버그는 USC에 세 번이나 낙방한 후 캘스테이트 롱비치 대학을 졸업했다.

세째 대학선택에 지혜로워야 한다. 절대 합격이 힘들 것으로 보이는 대학만 골라 여기 저기 지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반대로 합격해도 가지 않을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다.

어차피 입학할 대학은 '지원한 대학 중 하나'가 아닌 '합격한 대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합격해도 다니지 않을 대학에 지원서를 보내는 것은 전국 대학 경쟁률을 높이는 이유가 될 뿐 아니라 비싼 접수비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네째 대학 심사에서 요행을 기대하지 마라. 대입경쟁은 피라미드형이다. 최상위권 대학으로 올라갈 수록 문은 좁아진다.

학생들은 종종 자신에게는 이 피라미드가 거꾸로 서는 기적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요행은 요행일 뿐이다.

다섯째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순위가 높은 대학이 절대 모두에게 좋은 대학일 수는 없다.세미나 형식의 수업이 맞는 학생인지 아니면 강의형식의 수업이 맞는 학생인지 학생 스스로 평가해야 한다. <?xml:namespace prefix = o />

또 대도시에 있는 캠퍼스를 원하는 지 조용하면서 단초로운 캠퍼스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지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USC같은 대형 사립대학이 맞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하비머드 같이 아주 작고 아담한 규모의 사립대학이 맞는 학생이 있다. 부모들은 종종 동그라미에 어울리는 학생을 네모 반듯한 대학에 밀어 넣으려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질(quality)을 따져봐야 한다. 이는 반드시 학문적으로 높은 수준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어떤 교육을 원하는 가에 학교의 수준은 달라진다.  

세계 여러 국가와 연계해 해외연수 기회가 많은 대학인지, 외국어 교육을 중점을 두는 대학인지, 교수들과의 프로젝트 기회가 많은 곳인지, 대기업에서의 인턴기회가 많은 대학인지 등 각 대학마다 고유의 장점이 있다.

과연 대학 4년 과정에서 기대하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는 시간을 가진 후 지원서 작성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