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집에서 보는 SAT? 컨닝 문제지만 억울한 누명 더 문제

[팩플]집에서 보는 SAT? 컨닝 문제지만 억울한 누명 더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면이 기본이었던 교육 분야가 대표적이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SAT 홈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원격 근무·원격 교육에 이어 원격 시험 도입까지 앞당길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 종이와 연필로 치르던 기존 SAT의 3·5·6월 시험이 코로나19로 취소됐다. 2021년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SAT 응시생 최소 100만명 이상이 시험 기회를 잃었다. 칼리지보드는 가을까지 학교가 폐쇄될 경우 온라인 시험인 '가정용 디지털 SAT'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 SAT와 같은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중 하나인 ACT도 하반기 '홈 옵션'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 미국·유럽의 경영대학원(MBA) 입학시험 GMAT도 20일부터 오는 6월 15일까지 온라인 시험으로 치러진다. 학생들이 시험치는 모습을 감독관이 라이브로 모니터링한다. · 해외 대학은 집에서 응시 가능한 '오픈북' 온라인 시험을 확대 중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지난달 중순 의과대 6학년 280명의 평가를 동시접속 오픈북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했다. 학생마다 문제 순서를 달리해 부정행위를 방지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도 오픈북 온라인 시험을 도입했다.

 

이게 왜 중요해

 

·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 시험이 이전보다 더 많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전 세계는 현재 온라인 시험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외국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가 2016년부터 선보인 100% 온라인 영어능력평가 시험 '듀오링고 DET'는 올해 1~3월 전년 대비 응시자 수가 중국에서 289%, 한국에서 270%, 베트남에서 220% 증가했다. 듀오링고 사용자 수는 전 세계 3억명이 넘는다. · 듀오링고 본사는 "앞으로의 시험은 온라인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교육 장벽은 기술이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 원격 시험은 환경 보호,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호주 모나시대는 지난해 "2020년까지 시험의 80%를 온라인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시험지 인쇄에 낭비되는 나무 1000그루와 예산 700만 호주달러(약 54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공정한가?

 

· 미국에서는 '가정용 디지털 SAT'가 공정한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50여명이 기소된 미국 최악의 입시 비리 사건 영향 탓이다. 미국 일부 부유층이 201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SAT나 ACT 대리 시험을 치게 한 사건이다. · 원격 감독 시스템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제러미 싱어 칼리지보드 회장은 "학생들이 SAT 시험 중 움직이거나 대화하는지 모니터링하는 카메라와 마이크 등 원격 감독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원격 감독의 핵심은 인공지능(AI). 제프리 투시그넌트 듀오링고 DET 수석매니저는 "부정행위 방지에 AI를 쓰고 있다"며 "4년 전 DET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지금은 예일대·스탠포드대·연세대 등 전 세계 학교와 기관 1000여곳이 DET 성적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 듀오링고 DET의 AI와 전문 감독관팀은 시험시간 60분 동안 다른 웹 브라우저를 열거나, 헤드폰을 쓰거나,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상황을 모두 적발한다. 키보드를 보며 타자 치는 것과 컴퓨터를 보며 타자 치는 것의 차이도 구별하는 수준(둘 다 부정행위 아님). 시험 후엔 75가지 의심 패턴을 분석하는 전문 감독관들이 시험 과정을 검열한다.

 

이걸 알아야 해

 

·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AI를 어디까지 신뢰할 것이냐는 법적·윤리적 문제가 남는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AI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을 부정행위자로 보면, 억울한 개인이 (시험을 주관한) 기업이나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율주행차 사고처럼, AI의 실수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 ·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의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오픈 이노베이션'(외부 집단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교육정보화 컨설팅사 러닝스파크랩의 정훈 대표는 "원격시험의 공정성 시비는 기술 발전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민간과 협업해 부정행위 적발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정부는 규제 개선 등 길만 열어주고 기업이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이스라엘·노르웨이·핀란드 사례를 참고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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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joins.com/article/23757953